현실과 현실사이
눈 앞에 현실이 있다
선택의 길목
현실과 이상 사이가 아니라
현실과 현실 그 갈림길에
서게 된다
가난이란 무엇일까
나는 오늘 이렇게 질문해보았다
내가 만나는 가정은 이곳의 극빈층이다
묻고 듣고 적고
그건 아무것도 아니다
그 삶
겪어보지 않고서는
평생 이해할 수 없는 것.
그 삶을 살라는 건 아니다만
그들을 돕는 중개자의 삶을 계속 사는 것조차
괴롭게 느껴진다
고통과 아픔을 계속 봐야 하고,
항상 만나야 한다는 것.
이런 삶은 내 눈 앞에 펼쳐진 하나의 현실이다.
지금껏 살아왔고, 지난 토요일에도 살아왔던
천진난만한 부유한나라의 평범한 청년의 삶은 또 하나의 현실이다.
식당에 가서 브런치를 즐기고 (공립초등학교 한학기 등록금을, 극빈층 아낙네의 월급을 한끼 배채우기로 보내고)
서점에 가서 수많은 책을 눈요기하고
화장대 앞에 앉아 한시간 두시간 얼굴을 꾸미고
내 스타일의 옷을 찾아 이리저리 발품팔아 입어보고 거울에 비추어보고
그렇게 양손에 가벼운 몇가지 장을 봐온 후
쇼파에 앉아 티비를 보거나 핸드폰이라는 세계에 노닐고.
이건 익숙하여 자연스럽고 그러나 돈으로 이룬 행복의 무정세계에 있는 듯한 인위적인 느낌이면서도 돈으로 이루어낸 마비, 즉 생각과 감정의 마비로 안정과 편안을 준다
이것이 다른 현실이다.
두 현실을 다 살아낼 수 있다. 하나는 '주'가 되고 하나는 '부'가 되는 형식으로 살아갈 수도 있다.
혹은 하나의 현실을 선택하면 다른 하나는 거의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.
현실과 현실 사이에서 선택을 이루는 기준은 무엇일까
'이상'을 바라볼 수 있다.
그 현실 너머 그려지는 모습에 따라
내가 선택해갈 수 있다
혹은 새로운 현실을 찾아볼 수 있다
어제 메모지에 적어놓은 글을 풀어본다..
이 블로그 사진과 글과 재미있는 스토리보다
고뇌와 슬픈 수상록이 되어버리는 듯하네_
20161018 늦은밤 작성